"죽은 줄 알았는데.. 알고 보니 푹 자고 있는 거예요.."
지난 29일 새벽 3시경, 서울 종로구의 왕복 7차선 도로에서 승객 1명을 태운 택시가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.
그런데 이 사고는 도로 한복판에서 세상 편하게 잠을 자던 한 만취 남성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는데요.
달리던 택시가 1차선 도로 위에서 웃통을 벗은 채 숙면 중이던 문제의 만취자를 발견하고는 급하게 핸들을 꺾다가 발생했습니다.
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한 목격자는 "'쾅'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가보니 추돌한 택시 앞에 웬 남자가 누워있다 보니까 사고 피해자인 줄 알았고, 심지어 죽은 줄 알았다"며 "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죽은 게 아니라 만취한 사람이 자고있는 거라고 알려줬다"고 말했습니다.
이어 "사고를 유발한 사람이라 괘씸하긴 해도, 어쨌든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한복판에 누워있으니 혹여 2차 사고가 또 날까 위태로웠지만, 한참을 기다려도 경찰이 출동을 안 하더라"고 말했습니다.
당시 사고 현장과 근접한 곳에 파출소가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의 출동이 늦어졌고, 결국 보다 못한 동료 택시 기사가 직접 경광등을 들고 차량 통제를 하는 모습도 연출됐습니다.
이와 관련해 한 경찰 관계자는 "교통사고 발생 시 사고 현장 근처 파출소가 선발로 출동하는 게 맞지만 이미 인력들이 다른 현장에 투입돼있는 상황에서는 즉각적으로 출동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"고 말했습니다.
한편 당시 목격자는 "진짜 대각선으로 파출소가 바로 보일 정도의 거리라 뛰면 1분, 차로는 10초밖에 안 걸릴 위치였다"라며 "이후 약 25분쯤 경찰이 왔고, 차량 통제는커녕 멀찌감치 차를 세워놓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나 보더라"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.
다행히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고, 도로에서 숙면을 취하던 민폐 만취자는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습니다.
YTN PLUS 김진화 모바일P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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